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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등 역 주변 노숙인들이 역 청소···코레일, 노숙인 98명에 일자리
2022.05.04 10:59 입력
윤희일 선임기자
서울역광장 앞에서 한 노숙인이 난간에 기대어 쉬고 있다. 김창길 기자
역 주변의 노숙인들이 역 청소의 주역으로 나선다. 한국철도(코레일)는 지자체, 노숙인지원단체 등과 함께 역 주변 노숙인들에게 역사와 주변 청소 등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을 전개한다고 4일 밝혔다.
한국철도는 서울·영등포·청량리·의정부·안양·모란·수원·천안·대전·대구·부산·구포역 등 전국 12개 역의 노숙인 98명에게 역 일대의 청소와 환경미화 등의 업무를 맡기는 ‘노숙인 일자리 사업’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역 광장 청소 등의 일거리는 물론 급여 등 사업비용을 댄다. 각 지자체와 노숙인지원단체는 일을 할 노숙인을 선발해 사업을 진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 사업은 5월부터 11월까지 역별로 6개월간 진행된다.
한국철도는 이에 따라 최근 수원시, 수원다시서기노숙인종합지원센터 등과 일자리사업 실시협약을 맺었다. 수원시는 50여명으로 추정되는 수원역 일대의 노숙인 중에서 근로 의욕이 있는 8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선발된 노숙인들은 10월까지 수원역 광장과 환승센터 일대의 환경미화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하루 3시간씩 월 60시간 일하면 89만원을 지급받는다.
수원시는 특히 채용자 중 자립 의지가 있는 노숙인에 대해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임대주택이나 노숙인 자활시설 입소 등도 안내할 예정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한국철도는 급여를 대고, 시와 노숙인종합지원센터는 참여자를 선발해 사업을 운영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철도는 서울 영등포구와도 영등포역 일대 노숙인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면서 역 주변의 고질적인 청소 민원을 해결하는 ‘노숙인 일자리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영등포구는 노숙인 14명을 고용해 영등포역 대합실, 보도 통로, 북부광장 일대, 자전거 주차장, 남부광장 일대를 청소하는 등 환경정비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철도는 2012년부터 사회공헌 사업의 하나로 노숙인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사업을 전개해 왔다. 한국철도는 지금까지 744명의 노숙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노숙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일을 하게 된 노숙인 중 약 30%는 코레일 계열사와 지자체의 공공근로자로 채용되는 등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찾아간 것으로 분석됐다. 코레일의 집계에 따르면 노숙인 일자리 사업에 참가한 노숙인 중에서 229명은 지자체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했고, 11명은 코레일 계열사에서 일을 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코레일이 파악한 국내 주요 역의 노숙인의 수는 서울역 50명, 영등포역 25명, 청량리역 20명, 대전역 15명, 대구역 15명, 부산역 30명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노숙인 수는 계절 등 상황에 따라 편차가 큰 편이다.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노숙인 일자리 사업은 노숙인의 자활 의욕을 높이고 역 주변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